미국 자동차 여행기/중부에서 동부 여행1 (2005년)

미국 동부 여행기(3)-루레이 동굴 Luray Caverns, 워싱턴D.C.

Eunsung Choi 2010. 7. 31. 21:57

200511 19()

 

오늘의 주요 코스: 버지니아주 스톤턴-루레이 동굴-쉐난도우 NP-워싱턴DC-정 목사님과 저녁식사

 

아침을 해먹고 출발하는 것은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의 여행이 즐거운 가족이기에 미리 준비한 물 붓고 1분간만 끓이면 되는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루레이 동굴로 향하면서 다혜에게 미리 동굴에 대해 기대심리를 갖도록 기분을 up시켜 놓았다. 왜냐하면 다혜가 동굴에 들어가는 것이 처음인데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곳에서 들어가자마자 무섭다며 나가자고 하면 안되니까.. ㅋㅋ

우리 가족에게는 동굴의 입장료가 장난 아니게 비싸다.  여행 준비하면서 정보를 모아보니, 루레이 동굴은 워싱턴DC에 갈 때 꼭 거치는 코스로 소개되어 있고, 기가 막힌 절경이라는 소개를 믿고 입장료가 아까워서 혼자 차에 남아 있으려는 다혜엄마를 데리고 들어갔다.  다행이 다혜는 아직까지 입장료를 받지 않는 나이이다.

 

 

 

 

 

 

 

[동굴 안에 각양각색의 멋진 모습들]

 

 

 [루레이 동굴은 휠체어 장애인까지도 동굴 안을 다 돌아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놓았다]

 

 

각종 종유석과 석순.. 그리고 석회석이 녹아 만들어 놓은 각종 거대한 종유석 기둥들..

동굴 속 연못 등 상상을 초월하는 절경이 펼쳐졌다.  한국에서도 가장 멋진 석회암 동굴이라는 강원도 동해시 근처의 환선굴에도 가봤지만.. 규모가 그 동굴보다 최소한 10배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코스를 정말로 잘 만들어 놓았는데, 들어갔다가 반복해서 보면서 나오지 않도록 이렇게 저렇게 코스를 미로처럼 복잡하게 만들어 놓아서 모든 것들을 충분히 보면서 나올 수 있게 해 놓았다.  관람시간만 1시간 20-30분이 걸리는 규모이니까..

 

엄마아빠가 미리 충분히 준비시킨 덕택인지, 다행이 다혜도 어느 정도 동굴의 멋진 경관을 즐기는 눈치다.

입장료가 1인당 $19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다 보고 나오니 그렇게 비싸게 받는데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루레이 동굴 지역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쉐난도우 국립공원이 있다. 예전에 어디서 봤었는데 여기가 비틀즈의 존 레논의 고향이란다. 우리는 지난 여름에 서부에서 여행해 올 때 국립공원 패스를 구입했기에 공원 입구에 그 카드를 제시하고서 무료로 들어갔다.  가을 단풍이 들었을 때 이 공원의 스카이 라인을 드라이브 하면 정말로 환상적이라는데, 지금은 초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서 아쉽게도 썰렁한 나뭇가지들만이 맞아줬다.  그 스카이 라인을 운전하면서 보니 우리가 3주 정도만 빨리 여기를 왔다면 정말로 기가 막힌 경관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곳의 뷰 포인트에 차를 대놓고 점심 도시락을 까먹고, 드디어 워싱턴 DC로 향했다.

 

 

[쉐난도우 국립공원에 들어와서 뷰포인트에 머물면서...]

 

워싱턴 DC는 수도답게 들어가기 몇 십 마일 전부터 교통체증이 대단하다.  일리노이의 시골도시에서 살다가 오랜만에 대도시에 와보니 교통정체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서울의 출퇴근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중간에 워싱턴에서 장애인 사역을 하시는 정 목사님과 다시 통화하고 저녁식사를 약속했다.

워싱턴 DC.. 어디다 차를 파킹해야 할 지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밀고 들어갔다.  가면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만일 뉴욕이었다면 살인적인 주차료와 끔찍한 정체로 인해 미리 차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포기했겠지만, 워싱턴 DC는 수도답게 최고 수준의 대부분의 관광시설들이 무료로 개방을 하기에 주차와 같은 문제들도 비교적 너그러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말이다.

 

도심 한복판으로 들어가서 어느 골목에 차를 댔다.  스트리트 파킹랏에 차를 대고 먼저 세워놓은 다른 차들을 보니 주차료를 넣는 미터기에 모두 돈을 넣지 않았다.  토요일 오후라서 무료로 세울 수 있는가 보다.  근처에 경비서고 있는 경찰관에게 이 곳의 정확한 위치를 물어보니 바로 백악관에서 100m 정도 남짓 떨어진 곳이었다. 잘 됐다. ㅋㅋ

 

백악관에 갔다.  많은 사람들이 철책으로 둘러진 담에 대고 열심히 조지 부시가 사는 집을 향해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그 무리의 반열에 우리도 잠시 동참했다.  다혜 엄마는 다혜에게 그 화이트 하우스가 대통령이 사는 집이라는 것을 설명하느라 열심이다.  다혜 엄마가 그 집은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만 들어가서 살 수 있다고 하니까, 다혜가 나도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해요~”라고 바로 대답한다.  그걸 듣더니 다혜 엄마는 너무 좋아서 맞다고 맞장구치며 ~”

 

 

[백악관의 철창에 붙어서 안을 들여다 보고 그 앞에서 사진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워싱턴DC의 중심부는 어디를 향해 배경으로 삼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기가 막힌 장면을 연출한다. 유명한 몇몇 군데뿐 아니라 모든 건물들과 나무, 공원 등이 너무 아름답고 멋진 모습이다.

 

 

 

 

 

 

 

 

[워싱턴DC 시내의 갖가지 건물들과 거리들]

 

워싱턴DC 가운데에 아주아주 높다랗게 솟아있는 탑 같은 것을 향해 갔다.  그게 바로 조지 워싱턴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워싱턴 마뉴멘트의 오벨리스크다. 미리 관광 정보에서 이 오벨리스크 꼭대기에 전망대가 있어서 워싱턴DC의 경관을 한 눈에 다 볼 수 있는데 이게 입장료가 무료라고 했기에, 혹시나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다혜 엄마를 구슬려서 거기 가봤다.  분위기가 거의 파장 분위기.. 선착순으로 배부하는 티켓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는데.. 우리는 티켓이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워싱턴 마뉴멘트의 입장티켓은 점심간 정도 되면 오후 늦게 폐장시간의 것까지 다 나가기에 이렇게 늦게 오면 들어갈 수가 없단다. 그런데 우리가 티켓이 없기에 아쉬움에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그 당시 입구 근처에서 보안을 담당하며 통제하던 사람이 저쪽에 줄 서 있으란다.  몇 사람이 서 있는 줄에 가서 섰다.  그 쪽에서 티켓을 검표하는 경찰인지 뭔지 하는 제복 입은 아저씨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본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반가워하며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한다.  서울, 부산..등 도시 이름을 댄다.  그러더니 자기는 의정부에서 잠시 살았단다.  물어보니 1992년까지 몇 년.. 아마도 미군으로 거기서 복무했었나보다. 내가 티켓 없다면서 어디서 티켓 구해야 하냐고 물어보니까, “~”하면서 그 얘기 못하게 한다. 분위기 보니..티켓 없다는 거 자꾸 얘기하지 않으면 자기 재량으로 들여보내 준다는 의미.. 결국 우리는 4시반 관람 마감시간이 거의 다 된 시각에 정말 횡재하는 기분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석양 빛에 더 멋진 워싱턴 마뉴멘트]

 

 들어갈 때 입구에서 비행기 탑승할 때 몸수색 하는 것처럼 주머니 검사, 가방검사를 철저히 하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911 이후에 더 검색이 강화된 듯.. 설명 들으니 1880년대에 30여 년의 공사를 통해 완성이 됐단다.  이게 높이가 500피트(125m)인데 이 건물이 석조 단일건축물로는 가장 높다나..  엘리베이터가 70초 동안 올라간다.  엘리베이터 걸은 우리에게 오늘날씨가 좋아서 워싱턴시내의 전경을 잘 볼 수 있겠다며 ‘Lucky’란다.  고도 125m 의 높이에서 동서남북의 각기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워싱턴DC의 모습.. 정말 멋졌다.

 

 

 

[워싱턴 마뉴멘트에 올라서서 본 모습들 위로부터 백악관, 국회의사당, 그리고 포토맥 강변]

 

지난 5월에 시애틀에서 비슷한 높이의 스페이스 니들에 올라가 시애틀 전경을 볼 때는 다혜가 무섭다며 내려가자고 해서 1분 남짓 보고 바로 내려왔는데, 그 사이에 커서 그런지 여기서는 여기저기 전경을 보면서 신나서 펄떡펄떡 뛰면서 좋아한다.

그 높은 곳에서 보이는 포토맥 강변이 특히 참 멋졌다.

 

 

다음 코스는 큰 풀(Pool)을 지나 그 유명한 링컨 메모리얼로 향했다.  40년쯤 전에 내가 참 좋아하는 마틴루터 킹 목사님이 그 링컨 상 앞의 계단에 서서 몇 십만 명의 군중에게 감동의 “I have a dream.”을 연설했던 그 곳.  걸어서 그 계단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아직 조금 안되었는데도 해는 거의 다 넘어가서 어둑어둑해졌다.  사진 몇 컷 찍으면서 보고 싶던 커다란 링컨 상 앞에 갔더니.. 이게 웬일~!  지금이 관광 비수기라서 그런지 그 조각상을 수선하느라 가장 중요한 얼굴부분에 나무로 가려져서 공사가 한창이다.  저런~

 

 

 

 

 

거기서 차를 파킹해 놓은 곳까지 걸어서 30분 정도나 걸렸다.  다혜 엄마는 오늘 많이 걸어서 그런지 임신 30주의 무거운 몸을 이끌며 힘겹게 걸었다. 아내의 몸상태를 배려하지 못하고 나 혼자 너무 기대했던 곳에 왔다는 흥분에 겨워 무리해서 돌아다닌 것 같은 생각에 갑자기 미안해졌다.

 

서둘러 나오면서 정 목사님과 만날 약속장소를 확정한 후에 지도를 보며 찾아갔다.  저녁식사 장소는 어느 커다란 순두부 전문 한국식당.

여행 시작하고 나서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거의 못했었는데, 모처럼 맛있는 한식을 배~불리 먹고나니 피곤이 싹 가시는 느낌이다.

 

대학교 학과와 동아리 모두의 14년 대선배 되시는 정목사님은 우리를 정말로 반가이 맞아 주셨고.. 예전에 뵈었던 모습보다 가까이 교제하니 훨씬 더 정감있고 자상하셨다.   모든 사람들에게서 훌륭한 인격자라는 말씀을 들으시는 목사님.. 까마득한 후배에게도 한 마디도 존칭을 빼지 않으시며 대해 주시는 그런 섬김의 모습에서 정말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다혜를 참 예뻐해 주신 사모님도 참 좋은 분이셨고.. 다 멋지게 성장한 두 아드님.. 그리고 처음에는 목사님의 막내 따님인줄 알도록(가족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킬 만큼 서로들 가까이 대하는 둘째 아들의 여자친구..

 

목사님께서 어디 숙소 안내해 주신다고 따라 오라고 해서 가봤더니.. ‘베스트 웨스턴

미국에 와서 여행하며 숙박해 본 곳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이었다. 우리가 쿠폰북에서 베스트 웨스턴은 항상 젤 비싸기에 할리데이 인과 함께 첫 번 째로 제쳐 놓는 곳이었는데.. 워싱턴 DC에 있어서 더 시설이 좋았는지 호텔수준이었다. 여기를 오늘 밤과 내일 밤 이틀 동안 사용하라고

 

식사 도중에 예전에 *****교회에서 함께 있었는데, 미국 와서 얼마 전부터 워싱턴 DC 근방에서 사역한다던 ** 목사님을 혹시 아시는지 여쭤봤더니, 몇 달 전에 그 분의 교회 창립예배에도 다녀오셨다고..

숙소에 와서 전화번호 받아서 기성이 형과 연락이 됐다.  방가방가..

낼 오후에 그 형님네 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 드리기로 했다.  그리고 내일 밤은 기성이 형님네서 자는 것으로 했고..  정 목사님께서 베풀어 주신 호의는 너무 감사하지만.. 비싼 이 곳에 하루 더 눌러 있을 수가 있나. 그리고 기성이 형이 내일 밤은 와서 자라는데..

 

오늘 하루 사용한 금액은 $56.09이다.

-개스:$16

-루레이 동굴 입장료 및 기념품(마그네틱 카드):$38 + $2.09